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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김밥 1만원 시대…"식대는 찔끔 올랐는데" /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해온 강모(39)씨는 "재료는 직접 사고 김밥 가격은 본사에서 책정하는데, 재료비가 3년 전보다 2∼3배는

라면+김밥 1만원 시대…"식대는 찔끔 올랐는데"

라면 물가 1년 만에 13.1% 올라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율립 기자 = "삼겹살이 서민음식이란 말도 옛말이죠. 둘이서 삼겹살 2인분씩에 밥, 소주까지 하면 7만∼8만원은 거뜬히 나와요."

서울 강남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모(31)씨는 "월급이나 식대는 안 오르는데 외식비가 너무 뛰었다. 월세와 카드값 내고 밥 가끔 사 먹고 술 한두 번 마시면 통장에 남는 돈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치솟은 먹거리 물가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학생, 직장인, 주부 할 것 없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1인분은 1만원대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기세다. 6일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 식당가에서는 삼겹살 1인분(170∼180g)에 1만9천원을 받는 고깃집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삼겹살(외식)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16.1% 뛰었다.

삽겹살 2만원 육박

서민 음식 대표 격인 라면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라면 가격은 1년 전보다 13.1%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라면 제조사들이 잇달아 출고가를 올리면서 달걀 1개만 풀어넣는 분식집 '기본' 라면도 5천원에 육박했다.

전체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지만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치즈(21.9%), 어묵(19.7%), 피자(12.2%), 빵(11.5%), 햄버거(10.3%), 김밥(10.1%) 등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중 31개는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학원에 다니는 이모(29)씨는 "분식집에서 김밥 한 줄이랑 라면만 먹어도 1만원은 나온다. 수험생이라 책값을 아낄 수 없으니 계속 오르는 외식비가 부담"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올해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한 신정훈(25)씨는 "입대 전 2019년만 해도 생활비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는데 이제는 빠듯하더라"며 "라면 사기도 아까워 본가에서 참치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음식을 보내준다"고 전했다.

[그래픽] 주요 먹거리 물가 상승률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올해 초 식대가 겨우 1천원 올랐는데 기본 1만2천원인 점심 물가에 비하면 턱도 없는 가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권수진(53)씨는 "예전에는 한 달에 두세 번은 고깃집에 갔는데 이제는 한번 갈까 말까 한다"며 "지난 주말도 외식 대신 마트에서 고기를 사와 집에서 구워 먹었다. 그것도 할인하길래 산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표를 바꿔 단 만큼 남는 것도 아니다. 식당 주인들은 "재룟값이 훨씬 많이 뛰었지만 손님들 눈치에 음식값을 조금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역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20년 가까이 식당을 하면서 이렇게 물가가 뛴 적은 처음이다. 버티기 어려워서 작년 추석 지나고 1천원씩 올렸는데 직장인들이 '식대는 안 오르는데 음식값만 오른다'고들 하더라"며 "재료비가 계속 올랐는데 가격을 또 올리긴 어려워 놔두고 있다"고 전했다.

냉면도 1만원 넘었다

인근에서 3년째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해온 강모(39)씨는 "재료는 직접 사고 김밥 가격은 본사에서 책정하는데, 재료비가 3년 전보다 2∼3배는 올랐다"며 "남는 게 없어서 결국 본사에서 김밥 가격을 반년 새 3천200원에서 3천800원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많이 팔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요새는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최근 가게를 정리하려고 내놨다"고 했다.

을지로의 한 가게에서 파는 옛날통닭 한 마리는 재작년 말 4천원에서 1년 반 만에 8천원이 됐다.

13년째 통닭집을 운영해온 박정열(60)씨는 "코로나 전까지 2만5천원 하던 식용유 18L짜리가 지금은 6만∼7만원이다. 4∼5호 닭은 1천500원에서 3천원으로 올랐다"며 "치킨 가격을 배로 올려도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lready@yna.co.kr

ㅡ[연합뉴스]ㅡ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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