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OT-오티오티 [언론/포털]

피실험체 청소년들의 탈출기를 그린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가 베일을 벗었다. 웨스 볼 감독이 '시리즈 중 최고'로 꼽아 기대를 모은 SF 액션 블록버스터다.

데스 큐어 편은 3부작 시리즈 '메이즈 러너'의 마지막 에피소드다. 전작과 달리 '구출'을 테마로 전개된다. 피실험체에서 레지스탕스로 성장한 소년들이 자기 파괴적 사회 구조에 도전장을 내민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전 세계에 치명적인 '플레어 바이러스'가 창궐한다. 높은 감염률로 인간의 뇌를 파괴해 좀비로 만든다. 이에 비밀조직인 '위키드'는 바이러스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빈민의 도시 유입을 막고, 플레어 바이러스에 면역이 있는 소년·소녀를 잡아들여 강제로 항체를 추출한다. 그러나 실험은 번번이 실패하고, 수많은 피실험자가 목숨을 잃는다.

면역체인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와 친구들은 위키드의 시설을 탈출해 자유의 몸이 된다. 그러나 믿고 있던 동료의 배신으로 '민호'(이기홍)가 탈출에 실패한다. 토마스 일행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위키드의 본부가 위치한 '최후의 도시'로 향한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시작부터 강도 높은 액션이 등장해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지프를 탄 토마스와 소년 레지스탕스가 위키드의 전투기 '버그'와 거센 추격전을 벌인다. 터널 속 좀비와의 사투도 짜릿함을 더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답게 심플한 플롯과 완성도 높은 캐릭터가 만났다. 메이즈 러너의 플롯은 '생존'이라는 하나의 미션을 충실하게 따른다. 반전보다는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를 이어간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시리즈 설정만 놓고 보면 '15 소년 표류기'의 SF 버전에 가깝다. 낯선 환경에 놓인 소년들이 기성세대의 부조리함을 타파하며 생존하기 위해 싸운다. 사랑보다 우정을 앞세우고, 동료의 잘못을 의리로 덮어주는 풋풋함이 살아있다. 황폐해진 지구를 배경으로 반인륜적 생화학 단체와 싸운다는 점은 레지던트 이블의 세계관과 유사하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전작 두 편을 관람하지 않았다면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전편에 벌려놓은 이야기, 소위 '떡밥'을 회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위키드와 러너가 무엇인지, 소년들이 왜 틈만 나면 '민호'를 부르짖는지, 민호가 실험실에서 왜 환영을 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토마스가 위키드의 일원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없다.

특히 1편을 보지 않고는 갤리의 등장이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소년들이 망치로 바위에 이름을 새기는 행위도 뜬금없어 보일 수 있다. 2편을 보지 않은 관객은 페이지 박사와 트리샤를 향한 토마스의 분노가 와 닿지 않는다. 브렌다의 발목에 남은 치흔의 중요성도 알기 어렵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전편의 여러 물음 중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는 부분도 있다. 빌런인 '잰슨'(에이단 길렌)이 러너를 증오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심장을 관통당한 갤리가 소생한 비결, 그리고 호르헤와 브렌다의 관계 역시 밝혀지지 않은 채 트릴로지가 종결된다.

메이즈 러너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와의 차별점이 명확하다. 러너라는 존재의 특수성 때문인지, 국내 액션물의 큰 축을 담당하는 가족 신파가 보이지 않는다. 감동 요소는 우정과 도전이 주는 영감에 집중됐다. 특히 데스 큐어 편은 권선징악보다 도덕적 행위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부각했다.

배우 딜런 오브라이언 (왼쪽부터), 이기홍, 토마스 생스터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IFC몰 노스아트리움에서 열린 영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레드카펫에 참석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그간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실질 관객 수가 높은 인지도에 미치지 못했다. 전작 두 편 모두 300만을 약간 밑도는 성적을 냈다. 이번 속편은 시리즈의 완결편인 데다 액션과 스케일이 강화됐다는 점이 성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홍을 비롯한 주연 배우의 방한 효과도 호재다.

영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의 더욱 자세한 리뷰는 '통통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의 포스터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