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아이돌 앨범 수백장 사고 곧장 쓰레기통에 버린다고?'(서울=연합뉴스) 이리 봐도 똑같고, 저리 봐도 똑같고. 한 사람이 똑같은 앨범을 왜 이렇게 많이 구매하는 걸까요? 요즘 K팝 팬들 사이에서는 같은 앨범을 여러장 사는 것이 유행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팬문화를 가리켜 '앨범깡'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죠. 앨범깡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보통 아이돌 앨범에 포토카드가 무작위로 들어있는데 원하는 멤버의 카드를 뽑기위해서죠. 또 앨범을 많이 구매하면 팬 사인회에 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음반 발매 후 1주일간 판매량'인 '초동 기록'은 해당 그룹의 대중성과 인기를 입증할 수 있는 절대적인 지표다보니 앨범을 다량 구매하기도 합니다. 대학생 신모(24)씨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팬사인회를 가려고 앨범깡을 한 적이 있다"며 "앨범 한 장 가격이 2만원이라고 하면 약 500만원 정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K팝 음반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써클차트(옛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물 음반 판매량은 톱400 기준 3천500만장 가까이 판매됐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6%나 증가한 수치죠. 그런데 이렇게 많이 판매된 앨범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일부는 곧장 쓰레기통으로 버려집니다 게다가 화려하게 꾸며진 실물 앨범은 분리수거조차 어렵죠. 류정용 강원대 제지공학전공 교수는 "여러 소재로 구성된 앨범을 통째로 버리면 재활용 처리 및 재생이 어렵다"며 "종이의 원료가 될 수 없는 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하는데 결국 재생 종이의 품질을 나쁘게 하는 오염원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CD는 재활용이 어렵고, 일반적으로 앨범을 포장하는 투명 폴리염화비닐(PVC)는 소각 시 해로운 염화수소가스를 유발합니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도 환경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K팝 팬들은 직접 플랫폼을 조직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전 세계 K팝 팬들과 함께 기후 행동을 한다"며 "대표적으로 '죽은 지구에 K팝은 없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국내 엔터사에 친환경 앨범 만들기, 저탄소 콘서트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팬들의 적극적인 목소리 덕분일까요? 최근 K팝 앨범 시장은 친환경 변화를 모색 중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컴백한 보이 그룹 엔시티 드림과 SF9은 친환경 소재의 앨범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앨범은 쉽게 자연분해 되는 콩기름 잉크와 자외선 및 수성 코팅으로 제작됐죠. 아예 앨범을 없애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이그룹 빅톤은 실물 CD와 포토북 형태의 앨범을 없애고 포토카드와 일부 굿즈만 판매하는 플랫폼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솔로로 돌아온 방탄소년단의 제이홉도 플랫폼 앨범 형태와 유사한 위버스 앨범을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지속발전 가능한 문화를 꿈꾸는 이들의 건강한 변화. 앞으로 친환경적인 K팝 문화를 기대해봐도 되겠죠? ![[포켓이슈] '아이돌 앨범 수백장 사고 곧장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 2](https://img6.yna.co.kr/etc/inner/KR/2022/07/19/AKR20220719067800797_01_i_P4.jpg)
박성은 기자 임승은 인턴기자 junepen@yna.co.kr ㅡ[연합뉴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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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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