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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일본인 듯 아닌 듯, 오키나와에서 호캉스 / 조식에서는 인근 마을의 아주머니들이 오키나와식 미소시루, 무스비(일본식 주먹밥)를 직접 대접한다.

[imazine] 일본인 듯 아닌 듯, 오키나와에서 호캉스

쓰보야 아치문 도자기 거리의 붉은 기와 지붕 위에 류큐 왕국의 수호 동물인 시사가 놓여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나하=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새하얀 모래 해변에는 에메랄드빛 파도가 밀려오고, 산호 조각이 흩어져 있다.

아열대숲에는 땅을 걸어 다니는 듯한 신기한 나무가 자라고, 날지 못하는 새도 산다.

붉은 기와 지붕에는 옛 류큐 왕국의 수호 동물인 시사(사자를 닮은 동물상)가 버티고 앉아 있다.

일본의 가장 남쪽에 있는 산호섬 오키나와는 일본인 듯 아닌 듯 색다른 자연과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 산호모래 비치가 눈부신 오쿠마 프라이빗 비치 앤 리조트

해변으로 향했다. 모래가 하얗다.

산호가 부서져서 모래가 됐다. 비치파라솔도, 요트 선착장도 흰색이다. 바닷빛은 에메랄드 색이다.

오키나와 북서부인 구니가미손에 있는 오쿠마 비치다.

마치 하와이 같은 느낌을 주는 '오쿠마 프라이빗 비치 앤 리조트'가 여기에 있다.

미군 기지였던 부지를 사들여 1978년에 문을 열었다. 올해로 45주년을 맞았다.

리조트의 숙소는 오쿠마 비치 바로 맞은 편에 자리 잡았다.

잘 가꾸어진 아열대 정원에 드문드문 건물이 흩어져 있어 북적거리지 않았다.

오쿠마 비치 [사진/진성철 기자]

키 높은 야자수와 붉은 히비스커스꽃은 바닷바람에 흔들렸다.

아이들은 메인코티지 객실 주변에 놓인 해먹과 그네를 발견하자 얼른 달려가 올라탔다.

건물 한 동에 여러 개의 독립된 객실이 있는 그랜드코티지에 머물렀다.

객실은 두 개의 싱글 베드와 소파가 있는 공간을 빼고도 충분히 여유롭다.

나무 데크가 깔린 발코니에는 수도시설도 딸렸다.

평상처럼 누울 수 있는 곳도 있다.

이 리조트는 반려견 여행자를 위한 강아지 방과 강아지용 구명조끼도 갖추었다.

무료로 빌려주는 천체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하기도 좋다.

오쿠마 리조트에서 주로 이용하는 레스토랑은 서프사이드 카페다. 아침, 저녁으로 뷔페가 준비된다.

조식에서는 인근 마을의 아주머니들이 오키나와식 미소시루, 무스비(일본식 주먹밥)를 직접 대접한다.

오키나와 미소시루를 부탁했다.

아주머니가 국그릇에 말린 가쓰오부시를 가득 담고, 끓인 물을 부었다.

아까 미소(붉은 된장), 시로 미소(하얀 된장)를 직접 고르게 한 뒤 해초, 파, 말린 밀가루 면을 고명으로 넣어주었다.

그러고는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미소를 풀어 먹으라며 미소 지었다.

옆에서는 다른 아주머니가 스팸, 계란지단, 볶은 야채를 넣어 김과 밥으로 무스비를 만들어 내놓았다.

오쿠마 리조트에서는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리조트 위쪽으로 달리면 애니메이션 더퍼스트슬램덩크에 나오는 송태섭의 고향마을 헨토나에 다녀올 수 있고, 아래쪽으로 가면 구니가미손 어업협동조합에서 직영하는 로컬식당인 '구니가미 미나토 쇼우도'에서 점심을 먹을 수도 있다.

두 곳 다 자전거로 15분 정도 걸린다.

◇ 신기하고 신성한 가주마루가 있는 오키나와 북부

오키나와 북부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인정받은 얀바루 국립공원을 탐방하는 생태 관광이 흥미로운 지역이다.

얀바루는 '숲이 우거진 산'을 뜻한다.

얀바루 숲에는 이곳에만 서식하는 '얀바루 쿠이나'가 있다.

새이지만 날지 못하고 걸어 다닌다. 밤에는 발톱으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 잠을 잔다고 한다.

오쿠마 리조트에서 일하는 니시오카 상이 숲으로 안내했다.

그는 예전에 에코투어 가이드로 활약했다.

숲에서 니시오카 상이 얀바루 쿠이나의 울음소리를 듣기 위해 계속 귀를 기울였지만 허사였다.

개체수가 700여 마리까지 줄었다가 1천500마리까지 늘어났지만, 얀바루 쿠이나는 여전히 보기 힘든 새였다.

대신 한국에서 보기 힘든 여러 수목에 대해 니시오카 상이 설명했다.

야자수 같지만, 옛 일본 동전처럼 둥근 형태의 흰색 무늬를 가진 히카게헤고, 잎에서 오렌지 향이 나는 시쿠와사, 시나몬향이 나는 가라키뿐만 아니라 실내 식물로 인기 있는 알로카시아, 새둥지 고사리 등이 야생 그대로 자라고 있었다.

우간 가주마루 [사진/진성철 기자]

동백나무의 가지 끝에서 한 몸처럼 자라고 있는 기생식물도 신기했다.

탐방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잠시 멈췄다.

헨토나 마을의 부두와 바다가 한눈에 보였다. 송태섭의 형이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던 장면이 떠올랐다.

오키나와 북쪽 끝에 있는 다이세키린잔은 바닷속 석회암이 땅으로 솟아올라 만들어진 독특한 풍경을 가진 산이다. 바위 틈틈이 자라는 수많은 소철나무가 인상적이다.

하늘을 날 준비를 하는 용, 고양이의 뒷모습 등 다양한 모양의 바위가 재밌다.

환생 바위, 골반 바위, 칠복신 바위 등 전설을 간직한 바위도 많다.

바위산 중턱에 있는 추라우미 전망대에서는 산 아래 헤도 곶과 태평양, 동중국해가 시원하게 펼쳐져 장관을 선사한다.

오키나와에는 숲을 걸어 다니는 나무로 부르는 가주마루가 있다.

가주마루는 옆으로 펼쳐진 가지에서 땅으로 줄기를 서서히 내린다.

세월이 지나면서 땅에 박힌 줄기가 어느새 나무 기둥으로 변해 마치 숲을 걸어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다이세키린잔에는 수백 개의 가지를 수십미터의 땅에 넓게 뿌리 내린 거대한 가주마루가 있다.

특별히 '우간(경배) 가주마루'라 부른다.

마주한 탐방객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나무와 숲을 우러러보며 감탄했다.

그래도 아빠와 함께 찾은 어린 딸은 가주마루를 휘감은 덩굴 식물인 이루칸다 줄기에 타잔처럼 매달려 그네를 탔다.

오쿠마 리조트 [사진/진성철 기자]

◇ 맛에 진심인 호캉스를 원한다면…류큐 호텔 앤 리조트 나시로비치

오키나와는 19세기 중반까지 일본이 아닌 독립된 류큐 왕국이었다.

오키나와에는 지금도 류큐의 문화가 남아있다.

가장 번화한 도시인 나하뿐만 아니라 시골 곳곳에서 류큐 시대의 시사를 흔히 볼 수 있다.

오키나와 남부의 국립자연공원에 있는 나시로 해변에는 옛 류큐 왕국을 디자인 콘셉트로 지은 '류큐 호텔 앤 리조트 나시로비치'가 있다.

오키나와 옛 지붕 디자인과 류큐 무용에서 볼 수 있는 '하나가사'(꽃 우산) 형상의 샹들리에, 에메랄드빛 바다 이미지를 담은 칵테일 '류큐 모히토' 등 사라진 왕국의 흔적을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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